오늘은 역촌동의 신사 오거리에서부터 시작해 증산동, 수색, 성산동과 상암동을 거쳐 망원동까지 닿아서 서대문구에서 흘러들어오는 홍제천과 합쳐져서 한강으로 흐르는 불광천의 끝에 있는 월드컵천에 왔다.
월드컵천은 여러모로 나에게 충격과 감동을 주는 아주 특별한 장소이다. 내가 처음 월드컵천을 보았던 것은 어린 시절, 버스를 타고 월드컵천 근처에 있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운영하는 복지회관에 다니면서 보았었다. 처음에는 홍제천과 이어지는 하천이라는 걸 몰랐다가 며칠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난생처음 버스 타고 다녔던 길을 걸어 다니는 선택을 했다.
월드컵천도 홍제천도 내가 일평생 살아온 마포구에 있는 하천이지만, 진짜로 처음 접했던 것은 거의 월드컵경기장이 세워지고, 하천이 변하고 나서였다. 처음의 하천은 거의 사람이 발 디딜 길이 없을 것처럼 풀이 너무나도 듬성듬성 나 있었던 곳이었다. 그리고, 왠지 시골에 있는 개울가랑 비슷해서 거기에 흘러가는 물을 직접 마시려고 했다가 주변의 어른들에게 제지당한 기억이 있다. 그 이후 오랫동안 다리 위에서 내려다볼 뿐 직접적으로 내려가 물을 만져보거나 한 일은 지금까지도 없다.
내가 그 이후에 하천을 거닐게 되었던 것은 월드컵경기장이 세워지고, 하천의 옆에 나 있던 길이 깨끗한 산책이나 조깅코스로 변신하면서다. 조금 더 과장해서 환골탈태한 하천을 제일 처음 보았을 때, ‘앞으로 우리는 생활하는 게 조금 불편하겠지만, 마포구는 계속 발전할 거다’라는 누군가가 했던 말이 귓가로 들려왔다.
홍제천이 조깅 코스로 변하고 나서 시간 나는 틈틈이 홍제천에서 조깅을 하거나 산책을 하면서야, 홍제천과 월드컵천이 이어져 있고, 한강하고도 이어져 있다는 걸 알았던 것 같다. 그게 참 반가웠다. 왜냐하면 정말로 그전까지는 항상 버스를 타고 가야 할 정도로 멀고 먼 곳이라고만 생각했던 내게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있다는 것이 반갑고, 신기했다. 그 당시에 나는 아직 젊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마라톤은 못 해도 걸어 다녀서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녔다.
하루에도 몇 km씩 걸어 다녔던 코스는 홍제천과 월드컵천이었다. 처음에 중동초등학교 근처에 있는 홍제천의 입구에서 시작해. 월드컵천 끝까지 갔다가 징검다리를 건너서 한강으로 갔다가 바로 중동초등학교 근처에 있는 입구까지가 내가 걸어다녔던 코스다.
처음에는 마라톤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한 500m쯤부터 시작해서 일주일마다 500m 정도의 뛰는 거리를 늘려 갔었다. 그러다가 너무 체력이 받쳐주지 않아서 그냥 걸어 다니기로 했다. 그리고 걸어 다니다 하나둘씩 하천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제일 처음 눈에 들어왔던 것은 각자 다른 방향에서 흘러와서 한강으로 같이 가는 하천의 흐르는 물이었다. 그리고, 그 위로 깨끗하게 정돈된 산책, 또는 달리는 길, 그리고 조금이라도 파릇파릇하게 열심히 초록색을 빛내고 풀냄새를 풍기는 잔디와 줄기를 포함한 풀들, 그렇게 포장되어 있는 길이 너무 상쾌해서 좋다고 달리거나, 걷거나, 뛰고 있는 사람과 반려동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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