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옮기게 되면 한 가지 꼭 하는 작업이 있다. 그것은 바로 새로운 단골 반려동물 카페를 발굴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기존에 다녔던 카페는 새로 이사한 집에서는 굉장히 멀어서, 조금이라도 가까운 장소를 찾는 게 습관이 되었다. 그래서 인스타그램에서 ‘서울...‘서울... 에 있는 카페’라고 뜨면 무조건 방문하는 상황이었는데, 서울에 있는 카페는 대부분 실망스러웠다. 그렇다고 서울이 늘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옛날에 실내 공간만 있었던 것에 비하면, 인공잔디여도 우리 아가들이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이 있는 게 정말 좋다. 단지 하필이면 내 입장에서는 경기도의 애견 카페들이 천연 잔디를 보유한 카페들이 더 많고, 더 가깝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더 편했을 뿐이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서울이지만 너무 외진 곳에 있어서 주소만 서울인 듯한 카페를 봤다. 김포공항에서 버스로 2~3 정류장만 가면 도착할 수 있는 ‘헤이더그린’이라는 애견 카페다. ‘헤이더그린’을 처음 가봤을 때가 생각난다. 당시에도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냥 우리 아가들이 뛰어놀 수 있는 운동장만 있어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동생의 지인의 소개에 따라 헤이더그린에 대해 알게 되었고, 김포공항까지 가는 게 귀찮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생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고 결국에는 같이 방문했었다. 처음 방문했을 때 본 헤이더그린은 숲 속 같았다. 우선은 애견 카페 주제에 개인 주차장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고,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실내 카페까지 걸어가는 모든 거리가 산책로였고, 실외테이블도 적당히 깔려 있어서 외부의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였다. 잔디가 가는 길마다 적당히 깔려 있어서 우리 아가들이 근처에 있는 개천에서 냄새 맡을 때 너무 좋아서 뒹구는 것처럼 이곳에서도 같은 행동을 하는데,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보여서 말릴 수가 없었다. 실내 카페 건물 바로 앞에 천연 잔디가 깔려 있으면서 실외 테이블이 함께 있는 것이 때아닌 피크닉을 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실내 카페로 들어가니까 벽면 테이블 하나하나에 창문이 있는데, 정말 사진 찍기에 너무 좋았다. 그 하나하나가 다 포토존이었다. 그곳에서 메뉴를 보니까, 컨셉 자체가 무슨 외국인 것처럼 메뉴들도 당시에 보기에는 굉장히 특색 있는 것들이 많았던 것을 기억한다. 식사를 하고 나서 우리 아가들이 너무 답답해 보여서 운동장으로 데리고 나갔다. 조금 실망스러웠다. 시설이 안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전에 다른 애견 카페에 있었던 천연 잔디가 깔려 있는 운동장이 아닌 모래가 깔린 운동장인 것이 조금 실망스러웠다. 모래가 깔린 운동장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단지 천연 잔디가 깔려 있는 운동장에서 놀던 우리 아가들이 너무 즐거워한 것을 잊지 못할 뿐이다.
하지만, 이것도 뭐 다른 운동장에 대해 알게 된 이후에는 실망감이 사라졌다. 우리가 처음 보았던 운동장은 평일에도 운영하는 운동장이지만, 천연 잔디를 관리하는 게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주말에만 운영하는 운동장이 있다고 해서 가봤더니 천연 잔디가 깔려 있는 운동장이 이었다. 정말 다 가진 것처럼 행복했다. 정말 한동안 이곳보다 더 화려하고 멋진 애견 카페는 발견하기가 힘들 것 같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화장실이 조금 지저분하긴 하지만, 그래도 헤이더그린의 시설을 생각하면 아주 작은 옥에 티다, 어쨌든 그때에 우리 아가들과 함께 지낼 수 있는 공간을 찾아낸 것이 더없이 행복하고 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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