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단골 애견카페를 찾아다녔지만, 역시 서울에는 가볼 만한 데가 없었다. 이번에 찾은 곳 역시 서울이 아니고, 기존에 다녔던 카페보다도 더 먼 곳이다. 그 점이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다녔던 카페랑은 다른 형식의 카페라 가볼 만했다. 내가 새로운 단골 애견카페를 찾는 기준은 반려견과 함께 동행하는 보호자도 힐링되는 장소에 부합하는가 아닌가 하는 기준으로, 그런 카페를 자주 찾아다녔고 대부분 그런 기준에 적합했다. 그리고 이 카페가 거기에 제일 최고다!! 처음에 블로그에서 봤던 카페는 '뭐 이런 카페가 다 있나...' 하는 생각과,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마음으로 조아를 데리고 갔었다.
‘피터펫츠’라는 이름을 가진 이 카페는 3층 정도의 건물이 전부 실내 카페로 이용되고 있는데, 실내 안에 무슨 대형카페인 것 마냥 진짜 나무나 줄기식물들로 내부를 장식해서, 같이 가는 보호자도 힐링되게 하는 카페다. 이 카페는 고양시 덕양구 내유동에 있는데, 나는 자가용이 없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갔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는 서울에 사는 내가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지역이어서, 우리 가족이 자주 방문하는 애견카페들 2~3군데가 이 지역구에 있다. 피터펫츠도 그 카페들보다 좀 더 멀지만, 같은 덕양구에 있다.
처음 도착했을 때,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본나는 우리 아가들은 무조건 하네스를 착용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주문한 커피나 음식을 들고 계단을 올라가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자칫 뛰어다니는 반려견들과 부딪히면 사고가 날 수 있겠다는 걱정이 들어서였다. 그래서 사고를 미리 방지하려면 반드시 하네스를 착용해야 한다고 여겼다. 그런데 사장님께서 그럴 필요는 없다고 하셔서 마음이 조금 놓였다. 어디를 가든 늘 내 곁을 서성이던 조아도 이곳에서는 뭐가 그렇게 신기한지 여기저기 나무를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도 그랬다. 일반 카페들은 화분을 몇 개 가져다 놓는 경우가 많은데, 피터펫츠는 건물에 통째로 나무나 줄기식물들을 가득 가져다 놓고 인테리어를 꾸민 느낌이다. 사실 이렇게 꾸며져 있는 카페는 일반 대형카페들이어서 반려견이 못 들어가거나, 들어가더라도 하네스를 착용해야 해서 불편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풀어놓아도 되는 공간이라니, 나는 너무 만족스러웠다.
1, 2, 3층이 다 다르게 꾸며져 있었는데, 일단 1층에서 제일 눈에 띄는 것은 정면에 있는 분수였다. 처음에는 분수인 줄 몰랐었다. 처음 피터펫츠 내유점에 방문했을 때에는 아직 날씨가 쌀쌀해서 분수를 막아놨었던 것 같다. 적어도 5월까지는 그렇게 수도를 막아놨다가 6월이 들어서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위해 분수에서 물이 나오는 모습을 보니, 마음속까지 시원해졌다. 그리고 그 주위로 나무들과 식물들이 열대우림처럼 꾸며져 있고, 포토존도 꾸며져 있어서 오늘따라 만족감이 2배 이상 올라왔다. 그리고 입구의 왼쪽 옆으로 보면 카운터와 카페, 푸드코트, 그리고 입구에서 정면으로는 안 보이지만, 내가 분수대를 보는 방향에서 왼쪽으로 분수대를 끼고돌면 앤티크 도자기 빈티지 샵이 있다.
2층에는 아무래도 손님이 머무는 테이블이 1층보다 더 많다. 스탠드나 좌식형의 테이블이 많고, 4인 이상의 일행들이 머물 수 있는 테이블, 반려견에 관한 모임을 위한 테이블과 공간 자체를 분리해 사용하는 테이블도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3층은 사실 2층의 복층이 아닌가 싶기는 하지만, 이곳 때문에 나는 보호자도 힐링되는 카페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3층에 있는 테이블 몇몇은 정말 3면이 식물들로 둘러싸여 있어서, 여기에 누워 있는 것만으로도 보호자가 평소에 쌓여 있던 스트레스를 풀 수 있게 하는 테이블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중에 같이 방문한 동생은 여기 한번 보고는, 그다음부터 매번 방문하면 3층에 올라와서 좌식 테이블에 자리 잡고 숙면을 취한다. 더 신기한 건 이런 장소인데, 사람이 제일 많은 일요일에도 비어 있을 때가 많다.
우리 아가들은 늘 실내에서는 조금 긴장을 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곳은 나무를 비롯한 줄기식물들의 향기 때문인지, 오늘의 조아는 긴장하는 것보다 뭔가 좀 더 즐거운 얼굴로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그리고 바깥에도 나가고 싶었는지, 입구 앞에 서서 나를 쳐다보길래 데리고 나가서 운동장에 내려줬더니 뭐가 그렇게 신났는지, 즐거운 얼굴로 한 바퀴를 순식간에 돌고 또 나를 쳐다보았다.
실내 공간이 크다고 해서 운동장이 좁은 것도 아니다. 오히려 넓어서 마음에 들었다. 운동장에는 몇 개 없다고 해도 보호자와 반려견의 유대감을 단단하게 할 수 있는 어질리티 기구들도 있어서 정말 즐거웠다.
피터펫츠라는 이름은 혹시, 피터팬과 펫의 합성어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그런가, 카페의 컨셉은 아무래도 피터팬이 사는 네버랜드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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