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천에 다녀왔다. 가게 된 계기는 별거 아니었다. 그냥 나가 동생이 일정이 있어서 안 된다고 거절할 거라고 생각하면서, 인천공항에 우리 아가들과 갔다 오자고 권한 것을 동생은 흔쾌히 받아줬다. 예전에 인천공항에 펫가든이 생겼다고 들은 것이 생각나기도 했고, 외국인을 많이 구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면세점 같은 물건 파는 곳이 많은 게 공항이기도 해서 가끔은 해외여행이 아니어도 가보고 싶을 때가 종종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가보기로 했다.
인천공항으로 가면서 공항철도를 이용하는데, 나는 정말로 우리나라는 전철이 참 잘되어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공항철도가 생겨서 너무 좋다. 왜냐하면 인천이나 김포 같은 곳으로 조금이라도 어렵지 않게 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 자신이 이런 대중교통을 잘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종종 생각한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려니까 평소에는 잘 보지 못했던 공항철도의 노선도를 보고 굉장히 당황했다. 목적지이자 종착역이기도 한 인천공항이 두 군데여서 어디서 내려야 할지 난감했었는데, 다행히도 펫가든이 제1여객터미널에 있다고 스마트폰의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 되어 제1여객터미널에 내리기로 했다.
정말 많은 기대를 가지고 인천공항의 제1여객터미널에 내렸다. 무슨 싱가포르의 그 유명한 공항처럼은 아니어도 방송으로 보았던 뭔가 새로운 걸 추가하는 실내 인테리어나 새로운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조용하기도 하고, 텅 비어 있는 공항의 모습에 조금 당황했다. 그래도 동생이랑 펫가든을 찾아봤더니 생각보다 공간이 적어서 그냥 근처에 있는 애견카페에 가보기로 했고, 예전부터 가보려고 한 곳에 예약까지 해서 비싼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해 보니 리모델링 중이라고 했다.
네이버 지도에 그 사정을 표시하지 않은 얼굴도 모르는 사장님에게 짜증이 났고, 동시에 동생에게 너무 미안해졌다. 그래서 대신에 조금이라도 빨리 갈 수 있는 애견카페를 찾아서 출발했고, 도착한 카페는 그렇게 만족스러운 카페는 아니었지만, 우리를 따라온 우리 아가들은 다행히도 굉장히 만족했다. 특히 조아는 뭐가 그렇게 만족스러운지,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뛰어놀았다.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그렇게 많이 뭔가 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조아가 신나서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까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여기 오면서 내가 진짜 가보려고 했던 카페가 생각났다. 언젠가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한번 오려고 했던 곳이 오늘 허탕 친 카페가 아니라 ‘‘온 더 플로우’라는 카페였는데, 오늘은 못 간다고 생각하니 너무 아쉬워졌다. 사실 오늘 못 가면 당분간 못 가게 될 것 같아서 동생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곳에서 식사라도 하고 가자고 권유했는데 받아줬다. 그렇게 도착한 온 더 플로우는 여동생에게도, 내게도 오늘 하루를 고생하게 한 보답처럼 느껴져서 너무 좋았다.
온더 플로우는 애견카페는 아니지만 애견 동반이 되는 굉장히 화려한 카페여서 너무 좋았다. 인테리어가 굉장히 예뻤는데, 동생도 굉장히 감탄했다. 정말로 예뻤다. 무슨 무대 위에서 연극이나 연회를 구경하는 느낌이 잔뜩 들어서 신기하기까지 했다.
여기까지 오면서 느낀 점은 역시 나는 내가 먼저 와보고 나서 일행을 데리고 다시 올지를 결정하는 게 내 스타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는 정말 동생처럼 가보지도 않고 계획을 세워서 실행하는 것은 나와는 정말 안 맞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일은 아님 다음에는 2 여객 터미널로도 가봐야겠다.
짤막하고 힘든 여행이었지만, 나에게는 새로운 시도였고, 해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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